우리 해나, 고맙다!!! 2013/03/31 13:10
미국에 온지 벌써 3일째.
긴 비행 잘 견뎌주고 나름 낯선 환경에서 잘 적응해
가고 있는 우리 해나, 고맙다!!!
병원시설도 너무 좋고 사람들도 너무 친절하다.
이제 두 번째 기적을 위해
성큼 앞으로 다가가고 있다.
개가 말처럼 크다 2013/04/06 09:13
석션 기계, 혹시 몰라서 산소통 외 에
해나에게 필요한 물건들을 싣고 플레이룸으로 이동~
32개월이란 기간 동안 한 번도 동물을 접해 본 적이 없는
해나를 위해 플레이룸에 개 두 마리를 데려왔다.
해나는 무섭다고 싫다고 하면서도 발바닥의 두 번 만졌다.
근데 개가 말처럼 크다. 멋있어 고놈~
할머니가 가져오신 윈피스! 2013/04/08 21:16
할머니가 가져오신 윈피스!
맞잡은 자매손이 참 뭉클하구나.
어제는 5시간이 넘게
여러 가지 검사에 골수 채취에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아프다고 누워만 있던 해나.
언니가 오니 벌떡 일어난다.
역시 언니가 최고구나 ㅎㅎ
얼굴과 몸이 땡땡 부어서 너무 안쓰럽다.
오늘밤이 지나고 내일 밤이 지나면
드디어 코로 숨 쉴 수 있게 된다.
힘들지만 조금만 더 우리아가 기운내자!!!
아침 7시 반에 수술실로 내려갔던 해나가
저녁 8시에 돌아왔다.
퉁퉁 부은 얼굴과 몸. 싸늘한 손과 발.
여기저기 주렁주렁 달리고 꽂혀 있는 선과 장비들.
열심히 삶의 사투를 벌린 흔적이다.
며칠 경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큰 산을 이제 넘었구나.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크고 작은 고비들이 많이 남았지만
적어도 우리 네 식구 함께 살며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어 갈수 있을 거야.
너를 위해 기도와 사랑을 아끼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꼭 밝은 웃음 되찾아 주렴.
변치 않는 마음으로 기다려 주신
정말 많은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삶의 사투를 하고 있는 해나 2013/04/15 13:44
보기 힘들었던 모습인데 차차 적응이 되간다.
눈을 감았다 떴다를 반복하면서 해나도 적응중이다.
조금 무리수를 둬서 일까.
기관지에 염증이 생겨 열도 나고
오늘은 참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다.
네가 숨쉬기 위해 헤쳐 나가야 하는 길은
힘들고도 멀지만 넌 잘 이겨내리라 믿는다.
엄마는 네게 편한 삶을 달라고 더 이상 신께 기도하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강인한 의지를 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넌 이미 그런 아이인데도..
작고 여린 파이터 해나.
세상을 향해 소리치는 그날까지 엄마 아빠 대나와 함께
한걸음씩 나아가자.
해나는 잘 이겨나가고 있다 2013/04/24 19:47
수술 2주째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해나..
조금씩 바깥세상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기도이식은 성공적이었다.
워낙 어려운 대 수술이었기에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했지만
의료진들이 능숙하게 조치하여
해나는 잘 이겨나가고 있다.
분명히 해나는 회복할 것이니
조바심이 나더라도 참고 또 참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어젠 해가 쨍쨍 완연한 봄날이었는데
오늘은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해나의 컨디션. 우리네 인생. 꼭 날씨 같구나.
미소 날려 주시는 해나씨~ 2013/04/26 08:50
오만 년 만에 미소 날려 주시는 해나씨~
할머니 썬글라스가 한몫했네. ㅋㅋ
튜브 없이 미모가 빛을 발하는 순간!!!
해나는 탐색 중 2013/04/27 15:52
음식을 냄새를 맡아본 적도 입으로 먹어본 적도 없는
해나에게,
밥 먹기는 새로운 도전이다.
처음엔 입에 아무것도 대지 못하게 하더니
차차 맛을 알아가고 있다.
처음 접하는 음식은
엄마들의 경계대상 1호인
사탕과 캬라멜, 감자칩.
엄마아빠는 그 간식들이 너무 고맙다.
나중에 치과에 돈 좀 써야겠지만. ㅎㅎ
첨 맡아본 꽃향기~~ 2013/05/08 11:58
향기를 맡고 나면 입에 넣는 습관이 들어
꽃도 입으로 넣으려는 해나 ㅋㅋㅋ
귀에 살짝 꽂고 봄을 살짝 느껴본다.
일명 광년이 버젼??ㅋㅋ
앉아 있는 시간도 조금씩 늘어가고
물리치료도 받고
가끔 뽀로로 신발을 가리키며 나가자고 앙탈도 부린다.
서서히 예전의 해나로 돌아오고 있다.
기분 좋을 때 한 번씩 웃어도 주고요..^^
병원 포토그래퍼의 작품 2013/05/14 22:00
어머니날 서프라이즈로 찍은
이십 여장의 사진을 씨디로 담아주셨다.
드레스는 베쓰니 간호사 이모가 선물. ㅠㅠ
대나도 하얀 편인데 해나 옆에 있으니 누렇게 보인다. ㅋㅋ
해나야~ 얼른 나아서 살 좀 그을리러 가자.
넌 해나니까. 그리고 난 해나 엄마니까 2013/05/23 16:03
요즘 계속 힘든 시간을 보냈던 해나.
부족한 엄마의 의료 지식으론 해나의 변화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구나.
항상 해나 곁을 지켜주는 의료진들이 있고
늘 고맙게 반응해 주는 해나가 있고.
일보전진 이보후퇴.
시간이 걸리는 일. 결코 쉽게 얻어지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나의 머리와 심장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한다.
넌 해나니까. 그리고 난 해나 엄마니까.
우린 이겨 낼꺼니까.
마음의 장난질은 여기까지만!
오랜만에 달덩이가 떴어요 2013/05/30 20:05
아직 컨디션이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상승무드입니다.
너무나 힘든 하루 2013/06/02 19:07
해나가 처음 태어났을 때..
오늘 그 광경을 또 보게 되었다.
심장박동이 요동을 치고 온통 땀범벅이 되고,
얼굴과 입술이 너무 파래서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만 같은.
오늘 출산 당시의 악몽을 떠올렸다..
처치를 하고 마취를 하고 또다시 수술실로 내려가
검사를 했다. 다행히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너무나 힘든 하루였다.
기침 후 뭔가 딱딱한 분비물이 올라와
기관절개관이 막혀 버렸던 것이다.
오늘은 출근하는 날이 아니었지만
해나를 위해 한걸음에 달려와
밤 11시가 다 되도록 해나를 위해 애쓰신
다섯 명의 의료진분들.
당신들을 보며 저의 나약해진 마음을 달랬습니다.
해나야 엄마 이렇게 놀라게 하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길. 꼭
이것 또한 나아가는 과정 2013/06/04 10:10
모두를 놀라게 했지만
해나는 컨디션을 회복하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걱정들 끼쳐드려 죄송하네요.
호흡곤란이 왔던 정확한 원인은 목의 기관절개관이
너무 탄력성이 좋은 나머지
구부러지고 접혀서 숨통을 막아버렸던 겁니다. ㅠㅠ
어찌됐든 그걸 계기로 다른 재질로 교체를 하고
해나의 호흡도 한결 나아진 듯 합니다.
요즘 롤러코스터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긴 하지만
이것 또한 나아가는 과정 중의 하나기에
좀 멀미가 나더라도 참을겁니다
함께 마음을 모아주세요~~ 2013/06/10 15:15
해나는 오늘 마취에서 깨어났습니다.
아직 약기운이 남아 있어 자다 깨다 하고 있습니다.
월요일 밤 파올로 박사가 피오리아에 도착을 합니다.
그리고 화요일에 두 가지 처치를 하게 됩니다.
파올로박사는 기도와 기관지 사이 스티치 해놓은 부분이
헐거워 진 것을 다시 봉합할 예정입니다.
현재 러시아에서 다른 어린이의 인공기도 이식수술을
준비 중에 있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해나를 위해 또 먼 길을 와주셨습니다. ㅠㅠ
마크박사는 식도부분을 재정비하게 됩니다.
인공기도와 식도부분이 붙어버려서,
붙어버린 식도 위쪽과 아래쪽을 절단하고
다시 봉합할 예정입니다.
식도 길이가 좀 짧아지고 위장이 좀 위로 올라오게 되지만
먹고 소화시키는데 큰 무리는 없을 거라고 합니다.
걱정도 되고 너무 속상하지만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기에
두 분과 의료진, 해나를 믿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부디 이 수술이 끝나고 해나가 좀 더 편하게
숨쉴 수 있길 바래봅니다.
엄마는 너의 그런 모습에 눈물이 나더라 2013/06/12 21:30
오늘아침 수술실로 향하기전 해나의 모습.
해나는 이제 수술실 내려갈 때 울지도 않고
들어가기 전 엄지 양손 번쩍 세워주네.
엄마는 너의 그런 모습에 눈물이 나더라.
한창 놀이터 에서 놀 나이인데
너에겐 마치 수술실이 놀이터처럼
너무 익숙한 장소가 되어버린 것 같아 엄마는 진짜 속상하더라.
엄마가 항상 그랬지. 코~ 자고 나오면 된다고.
엄마 너무 많이 속상하고 또 미안하다.
해나야~ 아빠가 파올로 선생님 만나고 와서 얘기해 줬어.
오늘밤이 고비가 될지도 모른다고.
할 수 있는 건 다했고 너를 믿고 기도하며
기다려 보는 것 뿐이라고.
네가 숨을 얼마동안 쉬지 않았대. 뇌사 가능성이 있고,
피도 멈추지 않는대.
첨에는 엄마 귀를 의심했지. 믿을 수 없었어.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지.
넌 기적의 아이 해난데. 그럴 리가 없지.
아니 그래서는 절대 안 되지.
엄만 또 바보 같이 계속 눈물만 흘리다
네가 어떤 아이인지 겨우 생각해 내고 마음을 좀 진정시키려해.
아빠랑 엄마랑 손 꼭 잡고 해나를 믿어보기로 했어.
단 한번도 엄마아빠를 실망 시킨 적 없는 우리해나.
꼭 돌아와야 해. 꼭!!!!!
넌 해나라는 걸 잊지 마. 엄마 말 들리지?
정신 꼭 차려야해 해나야~~~!!!
14시간이 넘는 수술을 무사히 마쳤지만 응급상황이 왔다.
갑자기 심장이 멎어 심폐소생술을 했고,
다행히 다시 심장은 뛰기 시작했는데
뇌사의 가능성이 있는 상태입니다.
출혈도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해나를 믿습니다.
반드시 해나는 돌아올 거라고.
여러분,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해나를 위해
짧게나마 기도를 올려주세요.
해나는 꼭 응답할 것입니다.
나의 천사 해나 화이팅! 2013/06/13 10:33
해나는 일단 한 고비는 넘긴 것 같습니다.
손도 조금씩 움직이고 눈동자도 괜찮아 보인다합니다.
해나는 분명 아무 이상 없을 거라 믿습니다.
걱정해주시고 마음을 모아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정성과 사랑이 해나를 다시금 일으켜 세울 겁니다.
다시 할 수 있습니다 2013/06/13 14:38
해나에겐 몸을 추스릴 시간이 필요 했던 걸까요?
두 달이란 시간동안
열두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두 번이나 했으니
해나의 몸이 못버틸만 하죠.
몸과 얼굴이 너무 부어서 건드리면 터질 것 같고,
여기저기 멍들고 뜯기고, 얼음장 같이 차갑지만
그래도 해나 얼굴을 다시 마주 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해나는 마취가 살짝 깼을 때 손도 발도 움직이고
입에 썩션을 하니 머리를 흔들며 싫다는 표현을 했습니다.
해나는 이렇게 정신력이 강한 아이입니다.
파올로 박사가 말하더군요.
어젯밤 해나는 지금보다 50%는 더 부어있었고
온몸이 새파래서 당장 앞을 예측할 수 없었다고.
저희가 받을 충격을 알기에 해나를 보지말기를 권유했었구요.
늘 냉정함을 유지하는 그가 신을 언급 했다는 것 또한
상황이 얼마나 절박했는지 짐작하게 했습니다.
현재는 소변을 많이 봐야하는데
잘 나오지 않아 고생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잘 극복할 것입니다.
아빠와 제가 힘든 고비를 넘기며 좌절도 하고
많은 고통의 시간을 보내며 깨달은 게 있습니다.
그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나를 일으켜 주는
작은 긍정의 빛이 있다는 것.
해나가 만약 수술도중에
심장이 멎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모든 게 엉망이 되고 지금보다
더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을 겁니다.
해나니까 열네시간이 넘은 긴 시간을
수술이 끝날 때까지 버텨 준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너무나 대견하고 감사하고.
무거운 마음이 조금씩 희망으로 바뀝니다.
다시 할 수 있습니다.
걱정하지 않습니다. 멎었던 심장이 다시 뛰는 순간
해나도 다시 태어난 겁니다.
시간이 걸리지만 분. 명. 히. 해나는 웃어줄 겁니다.
^__________~
해나에게 너무 고마울 따름입니다 2013/06/15 21:42
오늘 해나는 또 수술실로 내려가서 여러 검사를 받고 왔습니다.
구멍이 나거나 해서 새는 부분이 없나 체크했습니다.
사실 걱정이 되었습니다.
심장이 멎었을 때 기도확보를 위해 삽관을 했는데
아마도 스티치한 부분이 손상을 입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참 가슴 졸이며 세 시간 남짓 기다렸습니다.
정말 다행히도 새는 부분이 없다고 해서,
기뻐하며 한시름 놓게 되었습니다.
출혈 때문에 처치해놨던 거즈와 튜브도 빼냈습니다.
심장도 괜찮아 졌고 지금 워낙 부어있는 상태라
폐가 완전히 팽창을 못하고는 있지만
해나가 겪은 상황을 생각해 보면 나쁘지 않다 합니다.
나쁜 상황에서도 아기걸음마 하듯 서서히 좋아지고 있습니다.
처음 이식수술을 받고나서 너무 급하게 전진해서였을까요.
끊임없는 부작용을 겪으면서도 늘 웃어주는 해나..
의료진도 저희도 실수를 두 번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해나에게 충분한 휴식의 시간을 주기로 했습니다.
그저 여기까지 와준 해나에게 너무 고마울 따름입니다.
정신 바짝. 정신 차리자!!!!! 2013/06/20 00:47
생후 며칠 안됐을 때의 해나 사진이다.
그때를 돌이켜 보면 내가 어떻게
그 모진 시간들을 견뎠을까 싶을 정도로
다시 떠올려도 가슴 한 쪽이 먹먹해온다.
꼭 지금이 그때 같다.
뭘 어떻게 어디서부터 생각하고
다짐해야 할지 온통 뒤죽박죽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을 다잡고 마음을 비우고.
다시금 또 나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하늘이 밉다.
건강하게 낳아주지 못한
나도 밉고, 힘든 몸으로도 천사같이 웃어주는 내 딸이 또 밉고.
지치면 않 되지 하면서도 마음을 바로 먹어야지 하면서도..
오늘은 그냥 막 넋두리가 하고 싶은 날이다.
아~~~정말 끝이 보일 듯 말듯.
잡힐 듯 말듯. 다가가면 멀어지고.
무슨 노래가사도 아니고.
내 인생을 노래로 만들면 단조가 되려나?
인생까지 논하고. 정신차리자 !!!!!
정신 바짝. 정신 차리자!!!!!
걱정과 긴장의 연속인 나날들에
엄마가 또 잠깐 이성을 잃었습니다.
현재 해나의 상태는 제자리걸음입니다.
일단 폐가 안정화 되어야 기계를 떼고 숨을 쉴 수 있는데
한쪽 폐가 계속 닫혀있는 상태입니다.
출혈이 그치지 않아 일단 폐에 있는 분비물들만 걷어내고
상황을 지켜봐야 합니다.
뇌는 수술당시의 피가 흡수되어 고여 있는 상태입니다.
천만다행으로 해나의 뇌가 또래보다 커서
뇌손상을 입지 않았다 합니다. ㅠㅠ
현재 해나에게 투여하고 있는 약물 때문에
이것 또한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로선 아무것도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해나가 태어났을 때 처럼 손을 쓸 수 없는 최악의 상황
도 아닙니다.
인내심을 갖고 문제부분들을 해결해 가며 또 한 번 기다려봐야 합
니다.
넌 이미 충분히 아름다운 기적을 선물해준 해나니까.
넌 어떤 삶이라도 충분히 살아야할 자격이 있으니까.
우리는 함께 한집에서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거니까.
잠깐 너무 많은 생각을 해서 미안해.....
---
일주일이 한 달이 모여 더 큰 기적을 이루어 낼 것입..
2013/06/24 18:52
해나는 힘든 고비를 넘기며 잘 싸우고 있습니다.
사실 이틀 전엔 의료진도 저희도 큰 상실감을 느꼈습니다.
머리로 계속 피가 고인 데다
폐는 좋아지지 않는 상태,
설상가상으로 CT상으로 뇌손상이 발견되었습니다.
최악의 조건.. 병원에서는
만일 72시간 내에 폐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피를 빼낼수 없으므로
그 후 어떻게 할지를 부모가 상의를 해보라더군요.
72시간으로 이 아이의 생사를 결정한다는 말인가?
마치 해나가 태어났을 때
우리가 결정을 내려야 했을 때가 떠오르네요.
마치 악몽을 되풀이하듯.
아니 더 잔인하게 더 비참하게.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요?
아이를 두 번 포기하는 일?
그러려고 이 먼 곳 까지 와서 그 모진 시간들을 다 견딘 걸까요?
신은 도대체 우리에게 뭘 바라고 이런 일을 꾸미신걸까?
왜왜왜!!!!
오만가지 생각이 그저 눈물로 쏟아져 내렸고,
피딱지 투성이에 부을대로 부어버린
몸으로 여기저기 튜브를 꽂은 채 잠든 해나 얼굴에,
입에 튜브를 꽂고 환하게 웃던 해나의 예전 얼굴이 오버랩 되며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마저 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또 멈춰버릴 것 같던 하루는 지나갑니다.
다음날 의료진은 큰 결정을 내립니다.
위험을 감수하고 약물을 끊고
일단 뇌 속에 고인 피를 제거하기로.
그렇게 피를 빼내고 반응이 없던
해나의 오른손과 발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차디차던 몸도 온기가 돌아오고 눈도 감았다,
떴다를 반복하며 여전히 해나가 거기 있음을 알려줍니다.
아직 좋지 못한 폐에
좀 더 굵은 관을 넣어 추이를 또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뇌손상은 구체적인 것은 알 수 없으나 생각했던 것 보다
심각하진 않은 것같다 합니다.
이렇게 하루가 일주일이 한 달이 모여
더 큰 기적을 이루어 낼 것 입니다.
이토록 삶에 대한 열망이 강한 아이. 본능이 맞을까요?
열망이든 본능이든 이 아이야말로
진정 살아야할 자격이 충분하지 않을까요?
아니 누가 이아이의 삶의 자격을 논할 자격이 있을까요?
어떤 삶을 살게 되더라도 네 삶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걸 엄마는 잊지 않을 게. 사랑해~
반삭한 해나 2013/06/26 11:56
뇌에 혈전이 생겨 결국 두개골을 열고
어제 혈전제거 수술을 받았습니다.
뇌 속에 고인 피를 계속해서 빼내고 있지만
현재 해나의 숨을 연명해 주고 있는
에크모란 기계 때문에 빼주는 대로 계속해서
피가 다시 고이고 해나 뇌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해나의 얼굴과 몸은 돌덩이 처럼 딱딱하게 부어있습니다.
해나의 폐가 어느 정도 돌아와야
에크모란 기계를 뗄 수 있지만 현재로선 불명확합니다.
그렇다고 그 기계로 계속 연명하단
해나의 뇌가 버틸 수 없습니다.
결국 해나의 폐가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에크모 기계를 떼어야 해나의 뇌가 숨을 쉴 수 있게 됩니다.
논의 끝에 긴급 수술이 결정되고
두 시간 후에 수술이 시작됩니다.
현재 나아지고 있지 않는 오른쪽 폐에 혈전이 많이 있답니다.
그걸 제거하고 나면
해나의 폐가 조금씩 나아지리라는 가능성을 믿어보고
해나의 뇌를 저렇게 방치 할 수 없는
극한의 상황에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시 한 번 의료진을 그리고 해나를 믿어봅니다.
그 작은 기도하나를 얻기 위해
이렇게 많은 희생이 필요할 거라곤 생각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희생을 감내하고서라도 꼭 얻고 싶은 것이기에
해나는 이렇게 꼭 부여잡고 있는지 모릅니다.
오늘밤 해나가 또 무사히 한 고비를 넘길 수 있도록
모두 마음을 모아주세요.
조금만 더 힘내자. 우리아가 ~
나중에 퇴원하면
미용실 제일 먼저 가서 예쁘게 머리 밀자. 꼭 !!!
모든분들께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2013/06/26 18:03
10시간이 넘게 수술실에 있다가
좀 전에 해나는 다시 병실로 올라왔습니다.
해나 폐가 워낙 약해져 있는 탓에
또 출혈 때문에 하려던 처치를 못하고 올라왔습니다.
뇌도 지금 건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시간을 두고 또 지켜봐야합니다.
밤부터 동이 틀 때까지 최선을 다해주신 의료진 분들.
누구보다 힘들지만 견뎌내는 해나.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해나 걱정에 잠 못 드신 분들. 죄송합니다.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친 오늘 2013/06/27 18:46
오후 5시에, 의료진들이 향후 방향에 대해서
부모인 우리와 논의를 하자고 하네요.
많은 생각이 파도처럼 밀려와
머릿속을 흔들어 놓고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5시가 되어 갈수록 가슴이 방망이질을 칩니다.
해나를 담당했던 의사들 외에 병원장님 까지 올라오셨습니다.
우리를 보고 애써 눈물을 감추느라 눈시울이 빨개진 게 보입니다.
신부님, 수녀님도 보입니다.
예감이 좋지 않습니다. 그저 눈물만 흐릅니다.
혹여 잘못된 결정이 나온다면 어떻게 해야할 까요?
무엇이 옳고 그른지 조차 분간이 서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는
해나를 두 번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만 놓지 않으려 합니다.
싸늘한 기운이 감도는 회의실로 아빠와 걸음을 옮겼습니다.
의료진과 병원 관계자. 이십 여명의 사람들이 앉아 있습니다.
홀트만 박사가 말을 뗍니다.
현재 해나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심장,폐,신장,신경외과,감염,혈액,외과
각 과의 전문의 들이 모여 논의를 했다.
많은 문제가 있지만 각 분야 전문의 들은
문제점을 바로 잡기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분명 시간은 걸릴지라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우리는 해나를 포기하지 않고 방법을 모색해 나갈 거라고.
정반대의 상황을 각오하고 왔는데..
감사함과 감격의 눈물이 그칠 줄 모르고 흘러내립니다.
회의가 끝난 뒤 참고 참았던 감정이 폭발해 홀트만 박사를
부둥켜안고 흐느껴 울고 말았습니다.
내색조차 할 수 없었던 그는 또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병원장이 눈물을 닦으며 걱정하지 말라며 위로를 건넵니다.
병원의 이익보다 한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정말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믿기지가 않습니다.
이 넓고 낯선 땅에서 어떻게 이런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는지.
본인이 가진 것을 지키려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니까요.
전 오늘 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들어 낼 기적을 미리 보았습니다.
해나의 기적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이 진정어린, 간절한 마음들을 해나가 배신할리 없습니다.
신이 존재한다면
이 어린 생명을 둘러싼 온정을
결코 모른 척 할리 없을 겁니다.
이젠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저 모든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2013/06/29 20:59
우리들의 간절한 마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어제 오늘 해나는 너무나 잘 해주고 있습니다.
엄청난 양의 소변을 배출하며 이틀사이에 부종이 많이 빠져
몸도 많이 부드러워 지고 얼굴도 예전의 해나로 돌아온듯 합니다.
꽉 닫혀있던 오른쪽 폐에도
드디어 공기가 들어가고 왼쪽 폐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인공호흡기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아직 해나의 폐가 스스로 숨을 쉬기 벅차기에,
계속 에크모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뇌는 관을 연결하여 고인 피를 계속 빼내고 있습니다.
출혈이 많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뇌압도 높지 않습니다.
폐는 확장을 위해 또다른 기계를 연결하여
이틀 정도 추이를 지켜 보기로 했습니다.
해나는 참 강한 심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다른 기관들과 달리
심장 만큼은 제 역할을 잘 해주고 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 하나. 해나의 기나긴 병원생활이 오히려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극을 덜 받아온 해나의 뇌에는
보통 아이들 보다 공간이 남아있어
많은 양의 피를 감당할수 있었다합니다.
그저 모든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대로 뒷걸음질 없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아니 그럴수 있습니다.
"해나니까요"
해나는 이제 자유입니다 2013/07/07 15:45
더 이상 주사도 검사도 수술도 튜브도 썩션도
할 필요가 없는 곳에서
마음껏 숨 쉬고 자유롭게 뛰어다니게 되었습니다..
35개월이란 짧은 시간
누구보다도 열정적이고 아름답게 살아온 사랑스러운 우리 딸.
많은 사랑을 받고 많은 사랑을 알게 해준 작은 천사 해나~~
고마워. 이렇게 고마운 사람들이 어우러져 있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나게 해줘서.
더 많이 사랑해주고 곁에 있어주지 못해 미안해.
함께 하지 못한 게 너무 많아 가슴에 사무치지만 우리 집만은 꼭 데려 갈께.
나의 작은 천사. 해나. 고맙고 사랑해. 영원히..
해나는 한국시간으로 일요일 새벽 5시 반경
평화로운 얼굴을 한 채 저희와 다시 만나기로 약속 했습니다.
이제 병원을 벗어나 행복하게 지낼 수 있겠죠.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보다
떠나보내야 된다는 것이
이렇게 아프네요.
눈물도 나오지 않고
가슴이 정말 정말 아프네요.
- 해나 엄마가 -
========================================
이제 헤어져야 된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사랑스러운 미소를 보여줬던 해나를 놓아줘야만 한다는 것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네요.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기적을 보여줬던 해나,
고맙습니다.
그리고 보고싶습니다.
할 필요가 없는 곳에서
마음껏 숨 쉬고 자유롭게 뛰어다니게 되었습니다..
35개월이란 짧은 시간
누구보다도 열정적이고 아름답게 살아온 사랑스러운 우리 딸.
많은 사랑을 받고 많은 사랑을 알게 해준 작은 천사 해나~~
고마워. 이렇게 고마운 사람들이 어우러져 있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나게 해줘서.
더 많이 사랑해주고 곁에 있어주지 못해 미안해.
함께 하지 못한 게 너무 많아 가슴에 사무치지만 우리 집만은 꼭 데려 갈께.
나의 작은 천사. 해나. 고맙고 사랑해. 영원히..
해나는 한국시간으로 일요일 새벽 5시 반경
평화로운 얼굴을 한 채 저희와 다시 만나기로 약속 했습니다.
이제 병원을 벗어나 행복하게 지낼 수 있겠죠.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보다
떠나보내야 된다는 것이
이렇게 아프네요.
눈물도 나오지 않고
가슴이 정말 정말 아프네요.
- 해나 엄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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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헤어져야 된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사랑스러운 미소를 보여줬던 해나를 놓아줘야만 한다는 것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네요.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기적을 보여줬던 해나,
고맙습니다.
그리고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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